2018. 12. 6.

Blogger를 시작하며

이글루스에 첫 글이 2009년 11월 9일인 걸 보면서 세월 가는 게 참 빠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블로거에 첫 글을 적는다. 그때 20대였던 나는 이제 30대에 진입했고 이글루스에 있는 글들을 보면 이런 글을 읽으면서 영감을 받았었구나란 회상에 빠지게 한다. 앞으로도 얼마나 부지런히 글을 적을지 모르겠지만 뭔가를 공유해서 알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내 공간으로 달려와 글을 적어야 겠다. 비록 그 일이 힘들지라도 즐거움이 더 크다면 내가 글을 쓰고 있겠지.

이글루스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던 요소는 커뮤니티 같은 분위기로 글을 모아서 보여주던 밸리 시스템이 있었기에 정착할 수 있었다. 서브컬쳐를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여서 어떤 주제로 글을 올려 조회수가 높으면 인기글로 모아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제(테마)의 종류가 다양하지 못해 건의를 하면 항상 돌아오는 매크로 답변에 실망. zum 인터넷이 인수하고 나서부터 네이버의 블로그처럼 검색 결과용으로 쓰고 싶어 하는 거 같은데 죽은 시스템처럼 발전의 모습이 없으니 밸리에 올라오는 글의 양과 질이 너무 떨어져 나조차도 점점 안 들여다보는 공간으로 변해버렸다. 차라리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의 개념글을 보는게 더 재미있을 정도.

이글루스 블로그 통계를 확인해 보면 2018년 11월 1일 ~ 2018년 11월 30일 도메인별 접속자수 유입률 72.3%가 구글 검색을 통해서 들어왔다. 월별 평균 약 300명이 꾸준히 접속해서 정보를 보고 있는데(이거 bot인가?) 약 210명이 구글로 들어오니 밸리 시스템의 유무와 전혀 상관없는 블로그로 변해버렸다. 거기다가 모바일 접속화면 아래 광고는 이글루스가 달아서 수입을 가져가고 있다. 서버값 뽑는다 생각할 수 있지만 블로그 글 생산자에게 수익이 조금이라도 더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는 유저는 떠나기 쉬워진다 생각한다.

그래서 좀 더 자유로운 블로그로 옮겨도 별 상관이 없겠다란 결론에 도달했다. 이왕이면 'Blogger'로 해보려 한다. 티스토리도 고려했는데 국내 포털사이트의 영향을 안받는 곳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함과 자유로움에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목표는 달성한거 같다.

벌써 2018년의 마지막 12월이다. 2019년도 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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