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3.

또 배틀로얄 게임? 하이퍼 스케이프(Hyper Scape)



유비소프트가 갑자기 배틀로얄 게임을 준비했습니다.

6월 29일 정보가 유출됐을 때만 해도 '이 치열한 레드 오션 시장에 또 배틀로얄 게임을 만들어?'란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루머] 유비소프트,무료 배틀로얄 하이퍼 스케이프 유출?


그러던 와중 갑자기 트위치와 연계로 7월 2일부터 7일까지 PC 기술 테스트(PC Technical Test)를 시작했습니다.
https://www.twitch.tv/directory/game/Hyper Scape

이번 유비소프트에서 만든 작품을 보니 과거 퀘이크(Quake) 시리즈의 하이퍼 FPS 시절로 회귀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FPS는 최대한 초보 유저들을 배려하고 입문도 쉽게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수가 고수를 한 번도 못 맞추고 죽기만 하는 절망감만 안겨주는 게임이 되다 보니 하이퍼 FPS의 기준? 계보라 할 수 있는 퀘이크 챔피언스의 흥행 실패언리얼 토너먼트의 개발 중단 소식을 볼 수 있습니다.
오버워치는 하이퍼 FPS라 볼 수 있지만 정말 배려심이 많은 게임에 속합니다. 넉넉한 타격 판정, 에임(Aim: 조준)이 안좋아도 할 수 있는 캐릭터들, 누르면 편하게 나가는 스킬등 많은 배려가 들어가 있어서 하이퍼 FPS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게임이 아닌가 합니다.

일단 처음 배틀로얄 장르의 큰 흥행을 불러온 배틀그라운드부터 나온 순서대로 특성을 보면

[배틀그라운드]
1. 캐릭터 움직임에 제약이 많다. → 고수와 하수의 무빙 격차를 줄인다.
2. 밀리터리 총기류 사용 → 고수와 하수의 무기 숙련 격차를 줄인다.
3. 방어구가 파괴돼 없어지는 시스템 (최근에 방어구가 파괴되지 않도록 패치)
4. 낙하 시 사망
5. 사망 시 부활 불가능
6. 현대적인 분위기
7. 3인칭 / 1인칭 시점

[포트나이트]
1. 배틀그라운드 보다는 제약없는 점프 → 하이퍼 FPS 만큼은 아니지만 움직임에 약간의 실력 격차를 줌
2. 밀리터리 총기류 사용
3. 마시는 물약으로 방어막을 충전
4. 낙하 시 사망 → 낙하시 경사로에 건설로 생존 가능
5. 사망 시 부활 불가능이었지만 에이펙스 출시 후 벤치마크해 부활 자동차(Reboot Van)를 추가
6. 카툰같은 분위기의 현대? 미래?
7. 3인칭 시점
차별화 포인트
- 건설 → 실력 격차를 늘리는 큰 요소이자 게임의 아이덴티티

[에이펙스 레전드]
1. 달리면서 슬라이딩 가능, 1층 높이의 건물 벽이나 담장을 쉽게 넘어다니게 만들어 이동에 제약을 줄임, 타고 멀리 이동하거나 수직 이동을 빠르게 돕는 줄타기
2. 밀리터리 총기류 사용, 무기 특성이 변하는 부품을 추가
3. 충전식 셀(cell), 배터리로 충전
4. 낙하 데미지 없음, 맵 곳곳에 줄 타고 올라가서 멀리 이동하게 만들어 주는 풍선이 존재
5. 사망 시 팀원이 데드 박스에서 배너를 회수해야 특정 위치에서 부활 가능
6. 미래적인 분위기
7. 1인칭 시점
차별화 포인트
- 캐릭터별 스킬 1개와 궁극기 1개가 존재

[콜 오브 듀티 워존]
1. 속도감이 느껴지도록 디자인했지만 낮은 담장 정도만 빠르게 넘어다니는 것만 가능, 슬라이딩이 존재하지만 속도가 줄어들어 많이 쓰이진 않음, 고층 건물을 빠르게 올라갈 수 있는 줄타기 엘리베이터가 존재
2. 밀리터리 총기류 사용, 열화상 스코프나 다양한 모딩
3. 3칸의 방탄 플레이트를 교체, 시간이 지나면 체력은 자동 충전
4. 낙하 시 사망하지만 자유롭게 펼 수 있는 낙하산을 추가
5. 사망 시 굴라그란 1:1 전투장으로 끌려가고 대결에서 져도 팀원이 돈을 모아 특정 위치에서 부활 가능
6. 현대적인 분위기
7. 1인칭 시점
차별화 포인트
- 1:1 대결 장소 굴라그
- 돈을 모아 보급 상자를 소환하면 미리 세팅한 무기 사용 가능
-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전통인 특전(perk) 시스템

[하이퍼 스케이프]
1. 2단 점프 가능, 슬라이딩 가능, 스킬 사용 시 텔레포트, 하이퍼 FPS 수준의 빠른 무빙
2. 샷건, 리볼버, 유도탄 권총, 스나이퍼, 개틀링 기관총, 돌격소총
날아가는 투사체가 보이는 에너지 대포, 유탄 발사기, 플라즈마 발사기
밀리터리 무기 비율이 높지만 하이퍼 FPS 형식의 무기 3개가 다 넓은 범위 공격형으로 난이도를 그나마 낮춰준 느낌을 받았습니다.
3. 아머가 없고 스킬로만 존재, 시간이 지나면 체력은 자동 충전
4. 낙하 데미지 없음, 점프 패드가 맵 곳곳에 존재
5. 사망 시 투명해져서 부활 장소로 이동하면 팀원이 부활시키는 방식, 부활이 불가능해도 적의 위치를 알려줄 수 있고 적이 죽으면 죽은 삼각 표시 위에서 부활 가능
6. 미래적인 분위기
7. 1인칭 시점
차별화 포인트
- 핵이라 불리는 스킬 중 원하는 2개 선택 시스템 (장벽, 지뢰, 투명화, 탐색, 치유, 장갑, 구체, 순간이동, 격돌)
- 스킬, 무기 업그레이드 시스템


출시 일정에 따라 나온 게임들이 전에 출시한 배틀로얄 게임에서 개선할 점을 찾아서 고치고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 출시한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 한 점은 고수와의 격차를 줄이려고 만든 제약이 자유로운 게임에 방해 요소가 되니 다시 개선해서 예전의 하이퍼 FPS로 돌아온 느낌을 준다는 점 입니다.

1. 움직임에 제약을 주고 낙하 데미지를 넣었다가 다시 자유로운 움직임과 낙하 데미지를 삭제하는 방향으로
2. 고생해 파밍한 3레벨 방어구가 전투를 할수록 내구도가 줄어들어 파괴되면 다시 방어구를 구하지 못해 손해를 보는 시스템 단점을 개선해 충전식 방어구를 채택, 심지어 방어, 체력 보충까지 개선하고자 체력을 자동 충전식으로 바꾸거나 방어구를 삭제
3. 사망 시 아무것도 못하고 다른 팀원 구경만 해야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부활 시스템 도입. 부활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 조차 개선하고자 죽으면 1:1 매치 장소를 제공해 승리시 다시 전장에 투입. 이젠 맵이 줄어들어 부활 장소가 없어지면 지켜봐야 하는 것조차 바꿔 유령처럼 맵을 같이 돌아다니면서 적의 위치를 알려줄 수 있도록 하고 죽은 적의 위치 위에서 부활할 수 있도록 개선.
4. 파밍조차 루즈해지니 죽은 적 위에 아이템을 뿌려주고 그 위를 지나가면 자동으로 먹게 해 주거나 방어 아이템조차 삭제
5. 캐릭터마다 스킬의 유용함 차이가 심하니 스킬조차 선택하도록 변경

결국 돌고 돌아 하이퍼 FPS 배틀로얄까지 도착했습니다. FPS의 코어 전투에만 집중하겠다는 목표가 느껴지지만 이게 과연 성공할까란 의문이 동시에 들기도 합니다. 더 놀라운 건 작은 게임 개발사도 아닌 유비소프트에서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입니다.
차별화와 개선점을 보았고 이 미칠듯한 레드 오션 사이에서 성공 가능성을 봤고 투자했고 심지어 결과물이 이미 나왔습니다.
조용히 정식 출시를 기다리고 반응을 지켜보겠지만 참으로 놀랍습니다.